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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역사를 어떻게 파악할 것인가에 관한 기본적인 자세, 즉 사관史觀은 그 오랜 시간 동안 꾸준히도 변해왔다. 몇몇의 영웅 혹은 리더를 통해 파악하려는 시도도 있었고, 뒤를 이어 장기적으로 지속되는 일상생활과 관습을 통한 것, 계급 간의 투쟁을 통한 것 등이 등장했다. 무질서해보이는 녀석들이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일정한 경향성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뒤로 갈수록 이전의 사관에서 배제되었던 '소리없는 다수'를 발견하려는 노력이 강해진다는 것.

2. 역사학은 기록을 더듬는 학문이다. 옛사람들이 남긴 문서와 유물 등의 흔적을 통해 당대인들의 삶을 해석하는 것이 곧 역사학이다. 이미 사라져버린 것들을 연구하는 것이 역사학이고, 그 '사라져버린 것'과 지금의 '역사가'를 이어주는 흔적들을 우리는 '사료'라고 말한다. 정확히 말하면 역사학은 과거를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료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3-1.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 중 하나는 개체성이 존재한다는 것. 다시 말해 집단 속에 있다 하더라도 하나하나의 개체들이 각각의 개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집단으로 호명되는 순간 이같은 개체성이 발현될 여지는 급격히 줄어든다. 문제는 '역사학'이라는 학문이 가지는 거시적인 특성상, 탐구대상인 인간이 언제나 집단으로만 설정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각 개체의 생생한 삶의 결이 드러날 여지가 역사학에서는 없다.

3-2. 아니, 없는 것이라고 생각되어 왔다.

4. 역사학과 인류학의 접목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사료를 남기지 못한 소리없는 대중 개개인의 삶을 복원시켜내는 것. (헉헉.) 또한 그 대중 속에서도 약자의 위치에 있었던 하위신분 출신이나 여성들의 목소리를 복원시켜내는 것 역시 중요하다. 역사인류학의 문제의식이 정치해질수록 글이 길어지고 다양한 수준의 연구가 요구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5-1. 물론 여기에는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우선 기억의 주관성. 주관적이어서 못 써먹겠다는게 아니라 주관적이기 때문에 내용이 가변적이라는 뜻이다. 기억은 발화發話되는 순간의 구술자의 감정이나 주변상황, 채록자와의 관계에 따라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다. 불완전한 기억력이나 고의적인 누락과 추가가 발생할 수 있을 뿐더러 채록자 역시 자신의 의도에 따라 구술내용을 특정한 방향으로 유도하거나 선택할 수 있다. 역사학의 구술사적 접근에 가해지는 비판이 주로 이 지점에 집중되고 있음을 생각한다면,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대응담론이 필요하다.

5-2. 역사학에서 구술사적 방법을 채택하는 경향은 많지만 여전히 구술을 문서기록을 보완하는 정도로만 사용하거나 구술의 타당성을 문서기록을 토대로 재단하려는 경향도 가끔 보인다. 구술자료의 가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 구술사적 접근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사람들 자체가 풀어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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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21 11:21 2008/04/21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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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기원 2008/04/21 19:5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여전히 밥먹을땐 아무얘기 없는 대춘s
    석쇠구이 맛있었어 그치? ㅋㅋㅋ
    난 너무 오랜만에 고기 먹어서 좋았는데 형아는 점심도 고기였는데 잠자코 먹어줬구나......
    별로 고맙지는 않어 ㅋㅋㅋㅋㅋㅋ 그래서 태클.

    역사학에서의 인류학적 수용은 그 자세부터가 글러먹었어. 물론 구술사를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이건 실제적으로 조사방법에서 나타나는데, 저번에 이야기 했듯이 인류학자들은 조사가 필요한 지역에 최소 1년에서 2년을 머물거든. 그런데 역사학 하는 사람들은 음료수 몇개 사들고가서는 '어르신 많이 힘드시죠?' 이따위 소리나 나불대면서 질문만 졸라 해댄다는 거지. 물론 모두다 그렇지는 않을것이고, 무엇이 더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겠지만 솔직히.. 상상되잖아?

    또한 구술사에의 접근방식을 온전한 사료- 예를 들면, 청취자가 들었을때 말이 되는 합당한 이야기를 들었을때만 사료로 인정하거나 하는 것-만을 들고 연구하게 되면, 불온전한 사료가 생겨난 이유를 놓치게 되는데, 역사학은 그런데에는 무관심하다는 거지. 소수자중에서도 소수자를 만든다고 할까? 일례로 삼국사기와 삼국유사가 있는데, 그때 사료로 인정되는 건 사기라는 거야. 유사가 솔직히 말도 안되는 부분이 많이 있지만 그러한 과정이 왜 생겼느냐에는 관심이 없다는 거지. 그걸 추적하는 과정에서 분명히 '사료'에서는 찾지 못하는 단서들을 발견할 수 있는데도 말이야.

    뭐 그냥 그렇다고 ㅋㅋㅋㅋ
    다음에는 해물떡찜 먹자.

    •  address  modify / delete 2008/04/21 22:55 Dog君

      이 자식 또 태클... ㅋㅋㅋ 일단 이 책은 네가 말하는 그 '인류학적 방법'에 무진장 충실해서 썼다는 거를 미리 밝힘시롱...

      나도 역사학이 좀 더 인류학의 방법에 충실해야 한다는 거에는 공감하는데, 여기서 말하고 싶었던건 인류학의 방법을 채택한다고 해도 기억의 불완전함이나 구술자와 채록자 사이에 형성되는 '권력관계'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다는 거. 여기에 대해선 몇가지 해법이 제시되기는 하는데 아직 이거다!!하는건 안 나와서 나도 좀 답답허네.

      두번째 얘기는 나중에 '해석' 얘기하면서 덧붙일란다. 마침 지금 읽는 책이 그런거랑 일맥상통하는 얘기라서 말이야. ㅋㅎ.

  2. mOng 2008/04/21 21:3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탐史>>에 있는 잭 구디Jack Goody의 인터뷰 한번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
    본 바탕이 인류학인 사람이라 인류학적 접근방법에 관한 좋은 이야기 몇 가지 볼 수 있을거야.
    뭐 유명한 저작이 <동서양 꽃문화의 비교사>라는거로 위에 쓴 구술사 혹은 개인에 관한 문제랑은 거리가 좀 있겠다만...

    갑자기 생각이 나네

    •  address  modify / delete 2008/04/21 22:56 Dog君

      그놈의 '탐史'는 한번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한게 언제적인데 아직 사지도 않았네. 지름신 덕분에 사놓은 책은 많은데 이거 언제 다 읽나. 교수님들아 숙제 좀 자제염.

  3. 기원 2008/04/21 23:11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형아야 우리 추격자 보러 가자

  4. 게레겡 2008/04/22 02:07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여전히 둘이 알콩달콩 잘 사시는구랴ㅋㅋㅋㅋ
    그리고, 나 가마 못타게 됐음..-_-...

  5. 개남눈빛 2008/04/22 09:39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어어..할아버님과의 어느 추석이 생각이 나네.
    뭐 긴한 이야기를 나두던 사이는 아니었지만, 그날은 신기하게도.
    징용, 본토 훈련 갑자기 해방.
    전쟁, 빨갱이로 몰려 인민재판. 양조장 뒤로 끌려가던 기억 그리고 생환.
    할아버지는 어쨌는지, 할머니는 왜 우셨는지.

    그 느낌을 뭐랄까.
    그날의 상황, 당시의 감정들이 마른 육성을 통해 전해오는데,
    텍스트들이 살아서 내게 다가오는 기분이랄까.흠..

    기록, 사료, 해석 그리고 권력.
    그런 말들은 이제 기억도 실감도 안 난다만 .
    공부들 열심히 해서.
    울 할아버지들/할머님들의 목소리가 잘 기억되게 해주삼.
    그런 바램은 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