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g君, 2008.]

1.
 지나간 일, 자신의 삶과 직접 관련을 갖지 않는 역사 속의 사건에 대해 올바른 입장을 취하는 건 아주 쉬운 일입니다. 저는 얼마 전에 아주 진보적이라는 역사학자 한 분이 대학생 시절의 추억까지 끌어대면서 유시민 씨를 두둔하고 나서는 걸 보고 놀란 적이 있습니다. 체 게바라나 김산을 흠모하는 건 쉬운 일이지만 현실 속에서 체 게바라나 김산이 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체 게바라나 김산을 흠모한다면 그렇게 살지는 못해도 그렇게 사는 사람들, 현실 속의 체 게바라나 김산을 존경할 줄은 알아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체 게바라나 김산을 흠모하는 우리는 현실 속의 체 게베라나 김산엔 관심이 없거나 그들을 비웃곤 하지요. “어리석고 비현실적이며 관념적인 사람들”이라고 말입니다. -김규항, '광주의 정신, 민주주의의 정신' 中

2. 역사를 공부하는 것을 평생의 업으로 삼고 싶어한다. 그리고 역사 속에서 제목소리를 내지 못한 사람들(소위 '민중'이라고 하는)의 목소리를 복원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를 고민한다. 내게 역사학은 휴머니즘의 유력한 방편이라고 누누이 말하곤 한다. 그리고 요즘 문득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이 아니라 역사를 '실천'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Dog君, 2008.]


3. 연구실에 앉아 당장 눈앞에 닥친 과제들과 씨름한다는 핑계로 그 작은 마음들이 모이는 것을 수수방관만 하고 있는 것 같아, 매일매일 얼굴이 화끈거린다. 지난 금요일에 처음 촛불집회에 나갔을 때 광장에 있는 저 많은 촛불들 앞에 부끄러워 고개를 들기 힘들었다.

4. 내가 지금 공부하는 역사는 과연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 지금 바로 역사가 만들어지고 있는데, 역사를 공부한다는 나라는 놈은 왜 역사의 '현장'이 아니라 역사의 '흔적'만 붙들고 자빠져있을까. 오늘도 자괴감만 늘어가는 하루다. 나는 이 역사의 '현장'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끼고 무엇을 남겨야 하는가. 역사는 그저 나에게 연구의 '대상'일 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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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01 17:20 2008/06/0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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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예쁘게 꾸며진 경찰버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Tracked from 고스트팩토리 2008/06/01 18:01  delete

  2. Subject: 가야겠다.

    Tracked from Alive or just breathing? 2008/06/03 13:02  delete

    이제 시작한지 꽤 지난 촛불집회, 안되도 한번은 가야겠다. 집회는 싫어하지만 가고싶게 만드는 이유들이 있다. 1. 집회가 싫은 이유. -어릴 때 본의 아니게 집회가 있는 장소에 여러번 있게 됐

  3. Subject: 촛불집회를 갔다왔다.

    Tracked from 날백수가 사는 세상 2008/06/11 08:55  delete

    1. 지금까진 '나 없어도 알아서 잘 하겠지'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만.. 독君옹의 말씀대로 지금 역사가 만들어지고 있는데, 역사의 흔적만 붙들고 있는게 너무나도 부끄러웠다. 이래뵈도 역사학

  1. 게레겡 2008/06/04 00:28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빨갱이로 잡혀갈까봐 다들 여기는 무플

  2. 날백수 2008/06/05 00:36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시위 현장에서 짱돌이랑 화염병 날아다니면 그때 참가할 예정..